2020년 5월 9일 토요일 비바람 제주올레 15코스
제주올레15코스20.5.9 한림~수원리사무소 갈림길~버들못농로~금산공원~남읍초교~고내봉~고내포구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2020. 5. 9. 5:21 PM
걷기
- 거리0 km
- 소요 시간0h 0m 54s
- 이동 시간0h 0m 54s
- 휴식 시간0
- 평균 속도3.2 km/h
- 최고점0 m
- 총 획득고도N/A
- 난이도보통
제주올레15코스20.5.9 - 오늘도 나의 사랑? 하는 램블러가 또 사고를 쳤다. 내 친구 YK는 내가 램블러상에서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서 자꾸 오류가 나는 것 아니냐고 한다.
그런지도 모른다. 배운지 한달도 안되니까!
램블러를 제작한 사람과 같이 1주일만 함께 걷기를 하면서 운영을 해보면 다 해결할 수 있을텐데......
참 어려운 희망사항이지라!
그래도 희망은 있다.
램블러의 트랩 올리기 기능이 작동되고 내가 찍은 사진을 로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가장 중요한건 사진과 글이다. 나머지 노선과 거리는 어느 책자에나 다 있으니까 말이다.
내일 부터는 사진은 일반 사진찍기로 해결하고 램블러는 경로추가만 해봐야겠다. 그리고 사진을 로딩하면 될 것 같은 생각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만들어 쓰는게 임자다!
며칠전부터 고민한대로 아침부터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진다.
고내포구 물고기자리 게스트하우스는 16:00부터 입실이 가능하다고 한다.
15ㅡB코스(13km) 로 가니까 4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하고 11시에 출발할 생각이다.
새벽부터 잠이 깼는데 일부러 이불속에서 게으름을 피우며 뒹글거렸다. 어제 저녁식사를한 '옥만이네 식당'이 아침 7시부터 문을 연다. 7시에 맞춰 들어가니 여사장이 호들갑스럽게 과잉친절을 베푼다. 나쁘지 않다. 아예 내 자리에 턱하니 앉아서 다방마담처럼 대화를 하잔다. 참으로 여장부다.
자기는 아버지같은(나같은) 분이 참 좋대나?
" 나도 당신처럼 열심히 사는 젊은 사람이 정말 좋아! "
여사장이 추천한 해물맑은탕(12000원)을 시켰더니 반찬을 총천연색으로 가져와서 해물을 먹기좋게 일일이 발라준다.
이렇게 한 시간만 아니 30분만 아니 10분만 같이 있어도 좋으련만......
고사이에 남자 서너 손님이 오니 이내 그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한마디로 싸비스의 여왕이다. 장사가 안될 수 있는가?
여사장이 특별 조제? 해준 커피 한 잔 마시며 숙소로 왔다.
자! 좀 더 게으름을 피워볼까!
시간이 흘러 10시가 넘어 간다. 불안해서 안되겠다. 어서 준비를 해야지!
몰아치는 비바람을 대비해서 준비도 더 철저히 해야한다. 올레수첩과 손장갑과 손수건과 간식은 배낭 벨트 주머니에 넣어두고 바지는 비옷을 겹쳐 입어야 한다. 신발의 빗물받이인 스피치는 안해도 비옷바지 찍찍이로 충분하다.
친구 YK는 오늘 날씨가 위험하다며 걍 한림에 있으라 했는데 그러면 하루종일 뭐하냐?
걷기 위해 왔으면 눈이 오든 비가 오든 걸어야 하지 않겠냐?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든다.
3만원모텔을 호텔처럼 잘 쓰고 떠난다. 10:55 램블러를 켰다.
" 램블러야! 어제처럼 사고치면 안돼?" 그렇게나 부탁했는데......
배낭에 방수포를 뒤집어씌웠으니까 배낭속 소품은 안전하겠지? 빗줄기가 아주 억세다. 바람도 사방에서 불어오니 두손으로 기도하는 자세로 우산 목아지를 꽉 쥔채로 걷고 있다.
팔에 쥐나면 안되는데......
비옷 바지가 참 좋다. 신발 입구와 속바지를 확실하게 케어해준다.
수원리 사무소 갈림길에 왔다. 여기서부터 A코스(16.5km)와 B코스(11km) 로 나눠진다.
올레간판에는 악천우시 A코스를 권장한다고 써있다. 망설이다가 올레콜센터로 전화했다. 산택은 올레꾼이 해야 하시는데 B코스는 거리가 짧은 반면 바닷가라서 파도와 바람에 위험하단다.
짧은거리를 예상하고 게으름을 잔뜩 폈는데 멀리 돌아가라고 안내판에도 써있고, 콜센터도 그러니 게으름은 사망의 지름길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게스트하우스 안내자가 오후 4시부터 입실 가능하다고 해서 늦게 출발했는데......
올레꼴레! 어쩌나?
B코스로 맞춰서 램블러 트립도 다운받았고 걷기 시간표도 짰는디......
망했다.
코스가 두개고 악천우가 확실하다면 올레콜센터는 왜 이용안한거야?
후회해도 소용없네!
고 바보야!
이럴때 꿀팁 한 말씀!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힘들겠지만 해결해봐!
비바람도 덜 불고 겨우 3km 더 먼 것 뿐이야.
걷는 속도도 더 낼 수 있어!
오후 4시까지는 갈 수 있어!
긍정의 힘은 에너지를 준다.
" 악천우시에는 수건을 여벌로 우산살에 묶어라!"
" 간식도 필수품도 꺼내기 쉬운 곳에 넣어라!"
이건 골프장에만 통용되는 말이 아니었구나!
걷다 보니 A코스 먼 길로 온게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도 적게 불고 비도 덜 맞는다.
그런데 2주전 두 친구들과 올레길을 걸을 때하고 똑같이 농로가 중간 중간 흙탕강이다.
길가 가장자리는 화산암 덩어리로 높게 쌓아 놨으니 통과하기가 지랄같다.
한참을 걷다보니 벌써 12시30분이다.
점점 시장끼가 엄습한다.
초코렛 2개는 비맞고 걸으며 번갯불에 개눈 감췄다.
당분은 충분히 섭취한 것 같은데...... 뭔가 2% 부족하지 않나?
마을과 밭 뿐이니까 가게가 없다.
농사꾼이 뭘 사먹겠소?
그러니까 해변가에는 그렇게 많던 편의점이 한 개도 없지라.
때마침 선운정사가 나타나고......
가까이 가니 가게와 화장실이 화살표로 나타났다.
구세주로군!
사실 내게 도움주면 사람이고 동물이고 식물이고 모두가 조물주고 구세주 아닌겨?
선운정사 가게에서는 요기할만한게 거의 없고 냉장고에 아이스크림과 차 음료만 있다.
싸만코 한개. 제주사랑 감귤사랑 한통 사서 화장실 입구에서 맛있게 먹었다.
비위생적이라 해도 괜찮다.
근데 난 행복하다.
기준은 나니까.
계속해서 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올레꾼을 계속 불안하게 만드는게 몇가지 짜증나는 것들이 있다.
전신주에 착 달라붙어 안보이는 올레 리본. 전신주나 바위와 담벼락에 표시한 희미한 파란색 올레 화살표. 가냘픈 나무가지에 묶어놓아 안보이는 올레 리본.....
당연히 발걸음이 늦어지고 역모션에 걸려 두리번 거린다.
짜증이 안나겠나?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스트레스가 더 문제다.
이번에는 홈피에 꼭 건의하고 가야겠다.
이젠 비도 많이 그쳤다.
부처님 만나서 그런가?
더욱 빨리 길을 재촉했다.
길가 넓은 공터에 고 박정희 대통령이 쓰신 한국인 위령탑이 홀로 서있다. 한참 뜻깊게 추진하다가 좌파정권의 압력에 용도폐기되었나? 별생각이 다 스처가지만 무엇이 옳은지는 모르겠다.
금산공원이 나타났다. 200여종의 난대림 식물과 마을의 무사안녕을 비는 사당과 선인들이 풍류와 시서화를 즐긴 흔적이 있다고 한다. 400m 7분거리라고 써 있어서 올라갔는데 남읍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쓴 서화가 많이 붙어있다.
옛 전직때문에 맘에 드는 작품 열 몇개 찍었다.
백일홍길. 과오름 둘레길 입구. 도새기 숲길. 고내봉 입구. 고내봉 둘레길과 하가리갈림길을 지나가니 어느덧 15코스 종점이 다와간다.
드디어 A코스와 B코스가 만났다.
고내포구다!
15코스 완주 스템프를 찍었다.
홀가분하다.
바로 옆에 CU 편의점과 물고기자리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여러가지 의미로 참 반갑다.
하우스 현관에 가서 핸폰을 하니 어제 저녁에 통화한 여자관리자가 나오셨다.
능숙하게 문을 열어주시며 숙소 사용법에 대해 속사포로 설명하신다.
나는 게스트하우스가 첨이다. 촌놈이 뭘 알겠는가?
자세한건 문자로 보내준댄다.
뭐라꼬?
당황스럽다.
일단 짐을 풀고 가장 내 편인 마눌과 친구 YK에게 통화했다. 친구에게는 램블러가 작동되지 않는게 가장 큰 내 관심사인데 뾰족한 수가 없고 숙소와 음식점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준다.
마눌은 코로나 확진자 다수 발생건과 작은 아들놈 애기침대건에 대해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설명한다.
샤워도 하고 펜티. 양말만 빨았다. 수압도 세고 뜨거운 물이 콸콸 잘 나온다.
대단히 만족혔음! 따봉이야!
어느새 6시다.
점심도 부실했는데 저녁은 잘 먹어야하지 않겠나?
횟집 하나, 돼지고깃집 하나만 눈에 띈다. 고깃집에 가서 김찌찌게(8000원) 한그릇 먹고 숙소에 돌아왔다.
내일 광령리 숙소인 그디글라 게스트하우스(참 이름도 희안하다.)에 선금(3만원)을 보냈다. 그리고 모레 관덕정 제주스테이 호텔 예약금(3만원)도 보냈다.
작은 아들놈 출산예정 애기 침대 소품값도 작은거 한장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제까닥 전화가 왔다.
팁 : 목소리에 기쁨이 있다. 이게 무슨 돈이냐고 묻는다. 임마 네 애기 침대값이야! 필요하면 더 말해! 요즘 살맛난다. 코로나 때문에 지출이 줄어서 재산? 이 불어나는 것 같다. 이럴 때 친구들에게 술도 한 잔 사고 자식놈한테 인심이나 팍팍 써야지! ㅎㅎㅎ 아들놈이 며느리를 바꿔준다. 예뿐 작은며느리는 참 애교가 많다. 과분하다면서 애정표현이 좋다. 나는 더 좋다. 늘 느끼지만 나는 올레 둘레길을 걸을 때 아주 커다란 희열이 있다. 조금전 하와이에 사시는 옛 형님인 YG 형님께서 교육동영상 한 편을 보내 주셨는데...... 내용 중에 내가 자연속에서 힘들게 걸으면 왜 행복한지 이유가 나와 있다. " 나는 자연의 품안에서 힘들게 걸을 때 저 안나처럼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어린 딸 안나가 쓴 세계7대 불가사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볼 수 있는 것 2. 들을 수 있는 것 3. 말할 수 있는 것 4. 느낄 수 있는 것 5. 웃을 수 있는 것 6. 생각할 수 있는 것 7. 사랑할 수 있는 것 우리는 아무런 수고나 이유도 없이 이런 충만한 은혜를 입었으니 이 일곱가지 도구를 맘껏 써야하지 않을까요? 자! 오늘 밤도 올레일기 끝. 막걸리 한 잔 할까?
적합 : 어린이
2020. 5. 9. 10:59:4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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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15ㅡA코스의 고즈넉한 중산간 풍광
2020. 5. 9. 1:39:54 PM
비와 바람에 어울어져 연무가 피어오르는 듯한 안개속에 저멀리 보리밭과 주변경치가 함께 조화를 이룬다. 올레15코스의 중산간 풍광이 이름답다.
2020. 5. 9. 1:51:0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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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9. 6:43:37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