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8~19일 월, 화요일 비
해파랑47~48코스20.5.18~5.19
대한민국 강원도 고성군
2020. 5. 18. 7:54 AM
걷기
- 거리39 km
- 소요 시간13h 58m 22s
- 이동 시간9h 37m 42s
- 휴식 시간4h 20m 40s
- 평균 속도4.1 km/h
- 최고점259 m
- 총 획득고도989 m
- 난이도힘듦
해파랑길47~48코스20.5.18~5.19
2020.5.18 월
이른 아침부터 비가 온다.
드디어 일기예보가 맞아 들어간다.
아침식사를 새우컵라면으로 때우고 지금은 워킹준비에 한창이다.
많이 부족한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낸 동료들인데도 모두가 얼굴에 광채가 난다.
자, 신발끈을 동여매고 출발!
오늘은 47코스를 넘어 48코스 일부 구간까지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아침부터 비가온다.
용규가 전화해서 비걱정을 많이 해준다.
하하하!!!
너도 제주도 올레길 잘 걸어라!
출발하자마자 송지호 가는 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송지호 주변 2km 정도는 완전히 숲길이어서 운치가 좋고, 발바닥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송지호는 이곳의 명물호수다.
이게 없었으면 얼마나 허전할까 싶다.
송지호는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20만평, 호수둘레 4km, 염담호로서 버다어종과 민물어종이 함께 살고, 겨울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
왕곡마을 근처의 논과 밭에는 활기가 넘친다.
논에 물이 가득한걸 보니 곧 모내기라도 할 것 같다.
지금 시각 9시30분, 왕곡마을 저잣거리 주막에 왔다.
왕곡마을은 고려말에서 조선초기에 고려에 충성하는 강릉[양근] 함씨가 이곳에 들어와 동족마을을 형성하였다. 오음산을 중심으로 5개의 산봉우리가 둘러싸고, 송지호와 함께 마을을 보호하니 오봉리라 이름하였다.
그런데 오봉막국수집이 이 동네 최고 주막인 듯 한데......
문은 열었으나 인기척이 없다.
김원장님이 핸폰으로 전화하니 여주인이 곧 오신단다.
우린 9명. 달홀주(옛 고성의 마을 이름) 2병. 감자전 3접시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방바닥이 금방 따뜻해져 온다.
감자전이 정말 맛있다!
감자전이 마치 인절미처럼 쫀득쫀득하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두께는 내 손바닥처럼 두텁고 맛은 한없이 부드럽다.
우리나라에서 감자전을 가장 잘 하는 집이 아닐까 한다.
출발전에 다들 화장실에 다녀와서는 화장실이 예술이란다.
와아! 진짜네?
정말 잘 해놓으셨네요!
이런 시골 마을 주막도 화장실이 이정도구나!
청결하고 아름다운 화장실은 그 식당의 얼굴이다.
감사의 마음을 가득 품고 왕곡마을을 떠난다.
우리의 이별이 아쉬운지, 마을 끝자락에 수많은 장승님들이 우리를 배웅한다.
우리는 이별의 사진을 담았다.
10시 5분 출발하여 비를 맞으며 산길을 열심히 걸었다.
10시50분, 공현진2리 해수욕장 화장실 옆에 정자가 있어서 올라와서 잠깐 쉰다.
여자들은 언제 화장실이 필요할지 모르니까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 해결하고 봐야한다.
11시40분쯤 되니 바닷가에 멋진 까페가 짜잔! 하고 등장한다.
기다리고 기다렸다.
오늘은 내가 쏘기로 했다.
나의 자유이용권인가?
까페명 '스퀘어루트스테이'에서 한잔 샀다.
그런데 친구 전 WS 님이 달달빵을 찬조한다.
오늘은 삼공주께서 더 좋아 하시겠네?
경치가 예술이다.
바다조망이 끝내주는데 그냥 말 수 있나?
이곳저곳에서 짤깍 짤깍!
그러나
제아무리 아쉬워도 때가 되면 떠날 수밖에......
13:00
청우 '가마솥밥&숯불갈비집' 에 도착했다.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나는 등산화도 벗고, 발밑에 신문지를 깔았다.
참 편하다. 앞으로 장기간 걸을 때는 신문지는 필수품이다.
푸짐한 한상차림을 받고 보니, 다들 감탄사가 나온다.
아무리 맛있어도 배가 불러 힘들면 어떻게 하겠나?
이곳에서도 음식을 남길 수밖에 없구나!
기암괴석이 줄비한 바닷길을 지나, 그림마을을 지나, 북천철교를 지난다.
이 철교는 1930년경 일제가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세운 원산~양양 동해북부선 철교인데, 1950년 북한군이 이 철교를 이용하여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니, 아군이 함포사격으로 폭파했던 비극의 현장이다.
우중 걷기를 열심히 하여
16:30 반암항 도착했다.
여기는 완전히 만박촌 마을이다. 민박집이 사방에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대장은 여기서는 곤란하다고 한다.
제대로 된 숙소를 구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우리도 동의해서 더욱더 열심히 걸었다.
가진항을 지나고 더 열심히 걸어서 오후 5시30분 거진항에 도착했다.
우리가 마음먹은 곳 까지 왔다.
빗줄기는 더욱 거세진다.
어서 빨리 숙소를 구해야겠다.
일행을 빨리 안전한 숙소로 모셔야겠다.
이대장과 함께 전화로 해맞이 팬션 사장님을 모셔서 정찰?을 갔다. 가격을 잘 흥정해서 해맞이펜션에서 방 3개를 각 4만원씩으로 구했다.
방청소를 할 동안 팬션앞 간이식당안에서 기다렸다.
오늘 걸은 거리가 27km가 넘는다.
다들 확인하고 놀랐지만 마음은 자부심으로 충만하다.
해맞이 펜션 사장님이 '무진장 횟집' 을 소개해 주시고, 자기가 2번에 걸쳐 운전해주신다고 하신다.
감솨!
나는 무진장횟집에 미리 전화해서 1인당 3만원에 풀옵션해주시기로 구두 계약을 했다.
모두들 좋다고 한다.
무진장 횟집은 말 그대로 회와 스끼다시를 무진장 주는 횟집이다. 우리는 모두가 입이 떠억 벌어졌다.
먹기전에 다같이 인증샷을 찍었다.
우리의 최후의 만찬? 은 활짝핀 웃음소리꽃과 함께 마냥 행복했다.
우리는 이대장님을 중심으로 다같이 건배를 제창, 삼창 했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저녁만찬을 끝내고 나니, 악천우에 숙소로 돌아갈 일이 걱정이다.
횟집 여사장님께 택시를 부탁드렸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택시가 안온다며 사장님 가게 차로 우리를 숙소까지 태워주신단다.
이제는 '무진장 횟집을 넘어 서비스 1등 나라 횟집' 이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소주 한병, 맥주 서너켄을 샀다.
최후의 2차? 를 해야 하겠지?
비도 많이 오고 밤도 늦었으니
우리방에는 남자들만 모였다.
이제까지의 일정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이대장님의 노고를 치하했다.
무진장 횟집 여사장님께도 감사했다.
" 얼굴도 귀엽고 예쁘시지만 마음도 고우시고 봉사심 높으시니, 앞으로 무진장 횟집은 무진장 번창하실거우다! " 진짜루!!
밤은 깊어가고, 우리들의 마지막 꿀잠도 점점 깊어갔다.
쿨쿨! 새근 새근!!
2020.5.19 화
새벽 시간이다.
어제 밤처럼 계속해서 비가 많이 온다.
그치거나 약해질 것 같지도 않다.
어제도 약간 과음한 탓으로 일지를 못썼다. 일지가 계속 밀려 언제 쓰나?
지난 일들이 생각이나 날까?
핸폰충전이 안돼 걱정이 됐는지 5시도 안돼서 잠이 깨더니, 더 이상 잘 수가 없다.
방온도를 4로 맞췄는데도 방바닥부터 펄펄 끓는다.
사실은 1~2에 놓거나 꺼야한다고 했다.
5시12분. 아예 일어나서 샤워부터 했다. 그리고 발바닥 맛사지를 하고, 앞발바닥 패드를 붙였다.
룸메이트 전 WS님은 잘도 잔다.
날씨는 여전히 좋지않다.
계속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어제 저녁 우리방에서 마지막 밤 평가회할 때 이대장님에게 악천우 같으면 계획을 수정해서 서울로 일찍 올라가는 것도 고려해보자 고 했는데......
이따가 아침식사할 때 다같이 결정되겠지!
아침식사를 8시로 해 놓으니 참 많이 늘어진다.
나이와 체력을 생각하면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우선이다.
그저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를 수 밖에 ......
'제주올레 YK네는 아까 07:30 20코스로 출발 했다는데 ......'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전 9시경부터 12시경까지는 바람은 세지만 빗줄기는 약해질 것 같다고 한다.
이런 예상이라면 오늘의 원일정이 가능할 수도? 있다.
비바람 때문에 걱정이 많아져도 파도치는 바다는 여전히 아름답다.
08:00 해맞이 팬션 사장님이 소개한 식당에 와서 생태탕을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조금 비싸다. 1인분에 15000원 이란다.
120000원이면 우리들 숙박비와 똑같네!
이러니까 사람들이 너도 나도 음식점을 하려고 하지!
오늘의 해파랑길 걷기는 접기로 했다.
"좋아요! 당연한 결정! "
숙소에서 편안히 쉬시고, 09:30 모여서 출발합시다.
우리는 이대장님의 지휘로 무사히 속초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점심식사는 생략하고, 그냥 고속터미널로 가서 헤어지기로 했다.
다들 피곤하기도 하고, 집생각도 나고 해서 좋다고 한다.
팁 : 뚜벅이 해파랑길 탐사단원 여러분! 지금까지 서로 이해하며 배려하고 최선을 다하신 여러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이대장님의 치밀하신 계획과 지도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서로가 양보하고 상대방 의견을 존중하시는 우리 해파랑 탐방단원님들의 귀한 마음은 언제나 빛이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곧 다시 만나요!
송지호 전경
2020. 5. 18. 8:26:06 AM
송지호 전경을 보니 가슴이 뻥뚫린다.
저 물로 농사지으면 가물일도 없겠네!
난 천상 농촌이 고향인 사람이다.
더 넓은 송지호
2020. 5. 18. 8:26:21 AM
조금전에 본 송지호보다 더 넓어 보인다.
점점 기분이 업되나보다.
2020. 5. 18. 8:30:07 AM
2020. 5. 18. 8:30:41 AM
2020. 5. 18. 8:31:16 AM
거진항 무진장 횟집의 행복한 얼굴들
2020. 5. 18. 7:03:08 PM
거진항 무진장 횟집에서의 마지막 밤의 만찬장이다. 샤워를 끝내고 나와서인지? 비를 맞고 와서인지?
모두가 청초한 얼굴이다.
이런게 바로 여행의 맛이다!
필자와 친구
2020. 5. 18
환하게 웃고 있는 전 W 친구가 보기 좋다.
앞에 놓인 나무쟁반은 빵 먹고 빈 그릇인데 치우고 찍을걸 그랬나보다.
스퀘어루트스테이에서 차를 마시며
2020. 5. 18.
이름도 어려운 스퀘어루트스테이 커피숖이다.
간판도 건물도 모두가 녹슨 철판으로 만들었고 모서리 마다 사각형 처리를 했다.
'사각형의 제곱근? ' 이라는 뜻인가?
스퀘어루트스테이 커피숖의 바다뷰1
2020.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