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란건 말야...
2009. 10. 15. 12:32ㆍ일기/끄적끄적
기억이라는 건 순서에 따라 차곡차곡 쌓이는 게 아니야.
만약 그렇다면 오래된 기억들부터 차례로 잊혀지겠지?
그런데 기억들은 언제나 순서를 어기고 뒤죽박죽이 되거든.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기억이 불쑥 솟아오르는 거야.
그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
이르테면 꿈 같은 데서 말이야.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은 없어.
그 느낌은, 뭐랄까,
그래, 마치 멀미 같은 거야. 그 기분 알지?
머리가 아프고 멍해지고 세상이 흔들리고
심장에 커다란 추가 매달려 있는 것처럼 거북해서
토해버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고.
그냥 그 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아주 무기력하게. 그냥 울면서.
황경신 / 세븐틴 중에서
♬ 이은미 - 헤어지는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