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파티하며 진솔한 대화 나눠요"

2011. 11. 6. 18:21정보/자료실

 

선생님의 사랑을 담아 더 맛있게! 서울 금호초등 공하영 교사가 고기쌈을 싸서 어린이의 입에 넣어 주고 있다. /황재성 기자 goodluck@snhk.co.kr

서울금호초등, 사제간 정 나누기 활동
요리·영화 관람 등 선생님과 멋진 데이트

24일 오후 2시 서울 금호초등학교(교장 고정석) 2층 실과실에서는 조촐한 삼겹살 파티가 열렸다. 5학년 5반 공하영 담임 교사가 굽는 삼겹살이 지글거리며 고소한 냄새를 풍기자, 그 앞에 나란히 앉은 두 어린이가 침을 꼴깍 삼키며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이날 자리는 사제간 정 나누기 활동의 하나로 마련됐다.

금호초등은 지난해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이 각 담임 교사와의 특별한 만남 기회를 갖도록 이끌고 있다. 개인적인 시간을 통해 선생님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이들이 학교 안팎의 생활에서 자신감을 갖고, 더 밝고 긍정적으로 자라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이날 공 교사는 두 어린이와 같이 야채를 씻고 상추를 잘라 버무린 뒤, 직접 구운 고기를 싸서 입에 넣어 주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친 어린이들은 "짝꿍과 사이가 좋아졌어요.", "영어 성적이 안 올라요." 등 요즘 학교 생활에서 즐거웠던 일이나 고민거리 등을 공 교사에게 미주알고주알 풀어 놓았다. 이 즐거운 자리는 1시간 남짓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5학년 9개 학급 담임 교사들과 어린이 25명이 실과실에 모여 삼삼오오 한우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으며 서양 식사 테이블 매너를 익혔고, 1학기에도 학교 근처 영화관을 찾아 선생님과 영화를 관람했다.

금호초등 전체 52학급 어린이 147명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이런 만남의 자리는 한 학기에 한 번 정기적인 모임을 포함해 교사의 재량에 따라 수시로 이뤄진다.

고정석 교장은 "일대일로 만나면서 아이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이해의 폭이 깊어졌다고 교사들 역시 좋아하지요. 내년에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에요."라고 말했다.

노은지 기자 alpha@snhk.co.kr

 

2010/11/25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