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2009. 11. 20. 19:45ㆍ일기/끄적끄적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산다는 것은 그렇게도 끔찍한 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나는 생을 '사랑'한다.
'집착'한다.
산다는 일, 호흡하고 말하고 미소할 수 있다는 일
귀중한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새 책이 맘에 들 때,
또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 올 때,
또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서 걸었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햇빛이 금빛으로 사치스럽게
그러나 숭고하게 쏟아지는 길을 걷는다는 일,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 알고싶어요 2 -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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