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27. 07:15ㆍ남편방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2020. 4. 20. 6:53 AM
걷기
- 거리29 km
- 소요 시간5h 32m 27s
- 이동 시간5h 8m 2s
- 휴식 시간24m 25s
- 평균 속도5.6 km/h
- 최고점130 m
- 총 획득고도491 m
- 난이도힘듦
2020.4.19(일) 새벽부터 잠잘 때까지의 병상? 일기를 쓴다.
새벽 1시쯤 되었나보다.
계속해서 모기가 왱왱하며 협박을 하니 무서워서 잠을 계속 잘 수가 없다. 자면서 오른손에 수건을 잡고 있다가 귀밑가까이 모기소리가 나면 10여초씩 허공을 가르며 휘둘렀다. 이렇게 수십번이나 했으니 잠인들 제대로 잤겠는가? 한번씩 휘두를 때마다 잠이 싹 달아난다.
계속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다보니 시계는 어느새 3시를 가리킨다. 2시간 반 동안 이 짓을 했나보다.
이게 뭔꼴인가?
억지로 잠을 청해 겨우 4시쯤 이불을 둘러쓰고 잤는데 아침 5시에 일어나보니 침대밑에 맞아죽은 모기가 2~3마리 보인다. 한마리는 내 피를 너무 빨았는지 뒤뚱거리길래 압사시켰다. 노출된 팔뚝이란 팔뚝은 다 뻘건 종기가 나 있다.
심지어 모기가 이불속까지 들어와서 어깨죽지까지 물었다. 긁으면 약이 없다. 애써서 참고 모자란 잠을 더 청했다.
이대로는 안된다. 돈아끼고 실속차린다고 정해도 유분수지 세상에 이런 여관에서 4일이나 묵었나? 첫 날부터 모기가 날뛰었으면 당장 방을 바꿨을텐데 하필이면 사흘동안 아무일 없다가 4일째 이런다.
모기가 홀로된 할아버지 용돈드리라고 그랬나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어제 우리가 예상한대로 날씨가 태풍수준이 넘는다.
폭우가 쏟아지고 돌개바람이 무섭게 휘몰아친다. 밖에 나서니 가냘픈 접이 우산이 훌러덩 훌러덩 뒤집힌다. 오늘 하루 쉬기로 미리 작정한 것은 신의 한수다.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7시쯤에도 문을 연 식당이 별로없다. 선착장 근처까지 뒤지다가 하모체육공원 가까이에 어제저녁에 생선구이 먹었던 식당이 아침에도 문을 열었다. 저녁에는 1인당 12000원이었는데 아침식사는 8000원에 오히려 구운김까지 주니 뭔가 이상하다.
오늘은 늦잠자고. 게으름 피우고. 맛사지 받고. 낮잠자고. 무한정 휴식하기로 했다.
세사람은 11시쯤 남강여관을 나왔다.
새 숙소를 찾았다. 엎어지면 코를 다칠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그린장 모텔 엔 여관이다. 할머니와 타협해서 남자 3에 4만원으로 구했다. 이제 한시름 놓겠다. 진즉에 이 여관으로 올껄하며 후회가 막심하다.
허프로는 농협에서 현금을 찾고 영해네식당으로 합류해서 허프로 먼저 12시에 서니 마사지 샾에 가기로 했다. 영풍해장국전문점 젊은 여자 오사장이 친절하게도 전번까지 적어준 곳이다.
나는 오후 2시. 신프로는 4시다.
1시 50분쯤 돼서 교대하러 왔더니 허프로가 마사지 솜씨가 쥑여준다고 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김희선. 51세. 165cm 정도 각선미도 늘씬하고 전문가 포스가 철철 넘친다. 운동으로 단련된 다리로 보인다. 가격은 5만원.
뻐근하고 늘어지게 아로마 맛사지를 받고 돌아왔다. 내 종아리는 배불뚝이처럼 배가 나와 종아리부분을 누를 때는 많이 아팠다.
신프로가 마사지받을 때까지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비도 그치고 저녁 6시가 다 됐다.
다행히 내일은 비가 안올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숙소에서 허벌나게 잠자는 허프로를 깨워서 다시 영해네 식당으로 가서 소고기 갈비탕 9000원 3인분을 시켰다.
역시 이 식당 음식은 우리 입에 딱맞는다.
내일 모슬포를 떠난다고 그동안 맛있게 먹었다고 수인사를 하고 홍마트에 들러 바나나와 장수막설리 1병과 페트병 맥주 1.6L 1병을 사서 돌아욌다.
막상 혼자 마시려니 미안하기도 했지만 배불러서 힘들다. 유트브에서 임영웅이의 노래를 듣다보니 어느덧 빈병이 된다. 벌써 11시다.
내일 걷기가 은근히 걱정된다.
그래도 하루 푹 쉬었으니까......!
어서 자야지!
2020. 4.20 월 올레12코스 하는 날!
오늘은 세사람 모두 5시에 기상했다. 6시에 어제 예약한대로 영풍해장국 전문점에 왔다. 황태해장국 8000원 짜리 3인분을 시키면서 국물을 찐?하게 부탁했다.
못보던 아줌마가 미리 와 계셔서 물어보니 젊은 여자 사장은 자기 딸이란다.
기특하기 짝이없다.
요즘 저런 딸도 있나?
칭찬을 많이 했다.
그동안 아침식사 많이 고마웠다. 수인사를 하고 하모체육공원 정거장으로 갔다.
좌기동 버스는 우리를 한참 애먹이고 7시 7분쯤 왔다.
신프로가 버스시간을 예측했는데 놀랍게도 정확하다.
식당에서 램블러를 미리 켰더니 1km 이동할 때마다 시간경과 알림이 울린다. 아직은 램블러가 미숙해서 켜는 시점도 끄는 시점도 어리숙하다.
20분쯤 걸려 좌기동 정거장에 도착했다.
7시27분 좌기동 버스정거장 하차. 7시30분 12코스 출발. 무릉외갓집(친환경 주문배달형 농가)에서 부터 걷기시작했다.
녹남봉이다. 여기도 대정읍처럼 역시나 마늘밭이 수두룩하다. 계속해서 시멘트 포장 농로를 걷다보니 마늘쫑을 제거하러 농부들이 20여명 보인다. 큰 트럭 한대에 식사준비가 한참이다.
농부들과 인사를 건네고 살펴보니 장화에 진흙이 잔뜩 묻었다. 참 고생이 많으시다.
열활원 ㅡ 공동묘지형 정원이 나타난다. 이어서 또 한무더기의 공동묘지가 나오는데 신프로왈 ㅡ 고프로! 조상님께 인사드려! ㅡ 해서 보니 고씨문중 공동묘지다.
도원연못이 나온다. 물은 별로 없고 큰 물이나면 저수지로 이용할수 있겠다.
녹남오름(녹남봉 가매창. 가마솥 모양) 에 올랐다. 일제때 주민을 강제동원하여 5개의 동굴진지를 만글었다 한다.
산경도예방이 나타났다. 시골학교가 폐교돼서 공방체험장으로 만들었다. 3년전에 우리부부가 왔을 때는 공방인들이 몇명 있소 공작소도 운영했는데 지금은 썰렁하다.
입구에서 중간스템프를 찍었다.
이곳이 도원마을이다. 어제 태풍형 비바람이 불어서였는지 대파밭이 와장창 자빠져있다.
신도바당올레가 나타난다. 바닷가 용암이 깍여서 형성된 4개의 도구리가 있는데 밀물때 물고기와 문어가 들어와 산다고 한다.
곧이어 하멜일행(64명.네델란드 동인도 무역회사) 이 좌초한 신도2리다.
신도2리를 지나다보니 커다란 밀밭이 나타나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수월봉이다. 수월봉영산비를 사진찍고 의자에 앉아 바나나와 소시지와 캬라멜을 먹었다. 봉우리로 올라 차귀도와 와도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관광차 와서 셔터를 눌러댄다.
오늘 해안가 걷기는 차귀도를 왼쪽으로 보며 시계방향으로 계속 걷는 형태다. 오늘의 인증샷(내얼굴)을 찍었다. 기상대는 코로나때문에 폐쇄되어 들어갈 수가 없어 아쉬웠다.
이어서 엉알길(수월봉 아래 깍아지른 절벽길)을 따라 해안길을 걸었다. 다양한 지층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많은 용운천들이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자살특공대용 갱도와 진지도 볼 수 있었다. 빗물이 화산재 지층을 통과해서 바닷가 진흙층을 통과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흘러나오는 "녹고(수월이의 남동생)의 눈물이 용운천이다.
이제는 당산봉 아래 포구에 다달았다. 차귀도의 유래와 설명이 자세히 써 있었다.
당산봉에 오르는데 힘이 많이든다. 생이기정바당길이 보인다. 새들이 절벽해안을 오르내리는 바다길이란다.
봉우리 옆으로 돌아서 내려와 정자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당산봉이라는 이름은 산기슭에 뱀을 모시는 신당이 있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란다.
드디어 용수마을 방사탑2호를 지나 용수포구에 도착했다.
절부암 밑에서 종점 스탬프를 찍었다. 금방 손에 잡힐듯말듯 했지만 정말 오래걸어 도착한 기분이다.
식당을 찾지못해 7일레븐에서 즉석곰탕을 사서 더운물에 말아 먹었다. 요즘에는 2+1이 유행해서 이런 것들을 많이 사게 된다. 식탁에서 마를사람 두분과 얘기하던중에 국내 유일한 용수리 파력발전소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 원자력을 폐기하면서 친환경이라는 미명하에 돈퍼붓는 쇼를 하는 것 같다.
일단 숙소를 정했다.
백패커스빌라(이준기)로 정했다. 젊은 아가씨가 아주 친절하게 응답하고 숙소가 맘에들어 기분좋게 선택했다. 2명 3만원. 3명 37000원이라니 참 싸게 받는다. 무엇보다 새로 리모델링해서 깨끗하고 청결하다.
조선 최초의 신부였던 김대건 신부를 추모하는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천주교를 박해하던 옛 조선말기의 폭압과 고문에 새삼 혐오감이 일어난다. 이 분들의 포교와 순교를 밑거름으로 이 나라가 계몽되었고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면서 바로소 인간답게 살게된 것이다.
팁 : 추신 :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어서 팁 란에 이어서 쓴다. 숙소에 들어와 씻고 2시간쯤 골아떨어졌다. 오늘 피로가 누적됐나보다. 저녁식사하러 가는데 웨이터 아가씨가 손님이 놓고간 것이라며 700cc 맥주 3켄과 소주 1병을 준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나? 고맙기 짝이 없다! 아가씨가 일러준 지서개 음식점(이곳 지명. 지석개의 더른말)에 가서 돼지고기 드루치기와 한라산21도 소주 한병을 먹고 배부르게 흥얼거리며 숙소로 왔다. 용규하고 웨이터가 준 술로 맞짱을 떴다. 결국 가게에 가서 초고추장하고 페트병 맥주 1.6L 한병 더 사왔다. 2차로 마신 술만 소주1병 켄맥주 500cc 3개 더하기 해야 된다. 친구야! 고맙다! 이젠 정말 자야한다. 하나님께 감사하며 잠을 청한다!
'남편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 3. 25 수요일 집~불곡산~미금역 (0) | 2020.04.27 |
---|---|
제주올레8코스20.4.15 월평 아웨낭목쉼터~주상절리관광안내소~베릿내오름~중문색달해수욕장~예래생태공원~논잣물~대평포구 (0) | 2020.04.27 |
제주올레5~6코스20.4.12 남원~쇠소깍올레와 쇠소깍~제주올레여행다센터올레 (0) | 2020.04.27 |
제주올레2코스 2020.4.9 목요일 쏠레민박(현대식당)~광치기해변시작점~식산봉~동마트~대수산봉~혼인지~온평포구 (0) | 2020.04.27 |
제주올레3코스 2020.4.10 뉴그린펜션~동사무소.투표~미풍해장국~표선파출소~202버스~온평리하차~온평포구~표선해수욕장 (0) | 2020.04.27 |